글쓰기와 말하기 중 무엇이 더 어렵게 느껴지시나요? 대부분 ‘글쓰기’라고 답하실 것 같습니다. 그 이유를 꼽아 보자면 글은 말과 달리 일단 쓰고 나면 결과물이 오래 남아 실수가 더욱 부담스러워지기 때문일 수도, 세련된 단어를 사용해서 정확하게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일 수도 있을 겁니다. 또 글쓰기 과정에서 우리의 발목을 잡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한국어 맞춤법” 인데요, 특히 발음과 표기법이 일치하지 않는 단어의 표기나 띄어쓰기 등 평소 말하고 듣기만 하는 언어 생활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요소들이 유난히 어렵게 느껴지곤 하죠.
이렇게 맞춤법 지키기는 어려운 반면 맞춤법 오류가 미치는 영향은 큽니다. 게임을 하거나 소설을 읽으면서 스토리에 집중하다가도 오탈자를 발견하면 몰입이 깨지게 되고 전문 서적이나 논평 등 비교적 어려운 주제의 글에서 오탈자나 맞춤법 오류가 발견되면 전체 글 내용의 신뢰도가 떨어지기도 합니다. 한국리서치의 2020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잘못된 글을 봤을 때 내용에도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이 65%나 된다고 합니다. 이처럼 누구나 글을 쓸 때 맞춤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에는 쉽게 공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성을 아는 것과 실제로 실천하는 것의 난이도는 천지 차이입니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설문 조사에서는 우리 국민 세 명 중 한 명이 띄어쓰기와 맞춤법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결과 역시 제시하고 있는데요, 외워야 하는 문법 규칙도 많을 뿐더러 추론하기 어렵거나 규칙에서 벗어나는 예외 또한 정말 많기 때문에 따로 꾸준히 한국어 공부를 하는 사람도 가끔 맞춤법 실수를 합니다. 그럼 맞춤법을 잘 지킨 글을 쉽게 쓰는 법은 없는 걸까요?
맞춤법 검사기를 이용하자!
그런 고민을 쉽게 해결해 주는 툴이 바로 “부산대 맞춤법 검사기(http://speller.cs.pusan.ac.kr/)”입니다.
부산대 맞춤법 검사기 홈
링크에 접속하면 위 스크린샷과 같은 창이 표시됩니다. 사용법 역시 아주 간단합니다. 맞춤법 검사를 할 대상을 텍스트 입력 상자에 넣은 후 [검사하기] 버튼만 누르면 끝입니다. 테스트용으로 본 블로그에 작성했던 글을 조금 편집해서 맞춤법 검사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맞춤법 검사 결과 화면
위 스크린샷처럼 외래어 표기 오류, 띄어쓰기 오류, 오타 등 다양한 유형의 맞춤법 오류가 확인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에는 왜 해당 오류가 수정되어야 하는지도 함께 표시되기 때문에 한국어 어법 공부에도 도움이 되며, 왼쪽에 다른 색으로 체크된 글자를 클릭하면 검사기에서 제시하는 결과로 바로 수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기계적으로 진행하는 맞춤법 검사이기 때문에 가끔 실제로는 오류가 아닌 글자도 오류로 잡을 때도 있으며(예: 위 스크린샷의 LSP→LAP), 원문에는 있었던 글자가 수정 과정에서 새로 생기거나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예: 위 스크린샷의 “절약할 수”, “그뿐만 아니라” 부분 참고). 따라서 이런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맞춤법 검사기 결과 화면에 표시되는 텍스트를 복사해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부분이 틀렸는지만 확인한 후 원래 작업하던 텍스트 편집기에서 직접 수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맞춤법 검사를 진행했는데 더 치명적인 오탈자가 발생해서는 안 되겠죠?
memoQ를 사용하는 프리랜서 번역가를 위한 맞춤법 검사기 이용 팁
부산대 맞춤법 검사기는 검사가 필요한 텍스트를 복사해 검사기의 텍스트 상자에 붙여넣은 후 프로그램 안에서 맞춤법 검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므로 긴 줄글 형식의 문서를 검사하는 데 적합합니다. 즉, 문장 단위로 segmentation이 되어 있는 memoQ에서는 모든 문장을 하나하나 복사해서 붙여넣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번거로워집니다. 특히 아래 스크린샷과 같이 클린업조차 되지 않는 파일이라면 번역이 끝난 원본 파일에서 여러 문장을 복사해서 붙여넣을 수도 없어 상당히 난감합니다.
Export 옵션이 비활성화되어 있는 상태…
이런 경우는 “Export Bilingual” 옵션으로 .rtf 파일을 생성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우선 위쪽 스크린샷과 같이 .rtf 파일을 생성할 파일을 오른쪽 클릭 후 [Export Bilingual]을 클릭합니다. 이후 아래 스크린샷과 동일하게 옵션을 지정하고 [Export]를 눌러 파일을 생성합니다.
생성한 파일을 MS Word 등에서 열어 보면 아래와 같은 구조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맞춤법 검사가 필요한 부분(Korean 열)을 전체 선택 및 복사 후 검사기에 붙여넣으면 여러 번 복사/붙여넣기 작업을 하지 않아도 한번에 맞춤법 검사를 진행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합니다. 또, 임의로 생성한 View 파일도 .rtf 파일로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원본 파일이 너무 크다면 적당히 분할하여 로딩 속도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조금만 수고를 더 들이면 나의 글, 나의 번역물의 퀄리티를 쉽게 올릴 수 있습니다. 검사 결과 검토 과정에서 한국어 실력이 느는 것은 덤이지요. 학생 또는 개인 사용자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툴이니 한 번쯤 사용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준비한 번역 Tip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럼 다음에 또 유용한 정보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이상 SmartLION이었습니다!